MDM

■ 디벨로퍼, 그들이 바꾼 도시
당시 안팔리던 센텀시티 부지 매입 제안 두시간 만에 결정
상위 1% 공략 역발상 투자로 경기침체 뚫고 '황금알' 일궈
"이번엔 광안리 고급 세컨드하우스" 10년만에 부산서 재도약 채비

  대우월드마크센텀은 그전까지 분양대행 사업을 주로 했던 엠디엠(MDM)이 처음으로 도전한 개발 프로젝트다. MDM은 이 프로젝트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이야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MDM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MDM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대우월드마크센텀 부지도 막판에 가서야 MDM에 겨우 기회가 찾아왔다. 문주현(사진) MDM 회장은 “당시 땅 소유주였던 H기업이 2006년 내내 여러 회사와 접촉하면서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안 팔리던 땅이었다”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땅이었기 때문에 그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의사결정은 빨랐다. 당시 문 회장은 공식적으로 매입 제안을 받은 지 두 시간 만에 결정을 내렸다.

  문 회장은 “설계와 인허가까지 모두 마무리된 사업장이었는데 당시 부산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고, 매도자가 사업 경험이 없어 매각을 결정한 땅이었다”며 “당시만 하더라도 센텀시티가 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미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부산 부동산 시장은 분양 시장 침체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더군다나 해운대구의 경우 대형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까지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 회장의 과감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당시 아무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상위 1%를 타깃으로 하는 고급 주택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서 그간 부산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고급 주택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는 시장 조사를 통해 경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부산에도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문 회장의 판단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그는 “땅의 가치에 걸맞게 상품 설계를 다시 해 최고급 주거 시설을 선보였으며, 이후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는 등 센텀시티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예상대로 대우월드마크센텀의 가치도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MDM은 대우월드마크센텀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종잣돈으로 삼아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또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는 등 종합부동산회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처럼 부산은 MDM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도시다. 첫 프로젝트인 대우월드마크센텀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로 성장한 MDM이 10년 만에 다시 부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번에는 광안리다. MDM은 최근 광안리에 위치한 이랜드 소유의 땅을 약 400억원에 사들였다. MDM은 이 부지에 고급 주거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문 회장은 “광안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는 땅”이라며 “최근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풍광이 좋은 곳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아 고급 리조트형 주거 시설 약 350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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