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디벨로퍼 1세대 "이젠 다각화"
2015-12-22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엠디엠(MDM)’과 정춘보 회장의 ‘신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 1세대’들이 안정적인 성장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부동산 금융을 강화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MDM과 신영은 그동안 주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웠으나 최근 들어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고, 오피스 빌딩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하는 등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고위험-고수익의 성격을 지닌 개발 사업으로 인한 실적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고,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DM그룹이 설립하는 ‘한국자산운용’은 내달 초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산운용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의 이강성 씨가 대표를 맡게 되며, 주로 수익형 부동산을 개발해 기관투자자들에 선매각하거나 통매각하는 전략을 펼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MDM도 개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기관들은 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자산운용 관계자는 “오피스, 물류, 리테일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부상하고 있는 물류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개발 사업을 주로 하는 MDM, 금융 기능을 담당하는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등에 자산운용 기능을 갖춘 한국자산운용 설립까지 완료하게 되면 MDM은 명실상부한 종합부동산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주현 MDM 회장은 “개발 사업은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한 업종이기 때문에 사업의 다각화는 필수”라며 “신탁·리츠·캐피탈·운용사 등을 통해 수직 계열화가 완성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벨로퍼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신영도 내년부터는 분양 사업뿐만 아니라 오피스를 비롯한 부동산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신영은 과거에도 오피스 지분 투자를 한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리츠 회사 설립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모건스탠리와 공동으로 지분투자를 하는 등 총 13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했다. 고위험·고수익 성격을 지닌 개발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악화 된 이후 개발사업에만 집중해 오고 있다.
신영이 내년부터 다시 지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회사 실적이 좋아진 데다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의 필요성을 느낀 때문으로 보인다. 신영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지분 투자는 일종의 검증 과정”이라며 “앞으로는 운영형 사업을 해야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개발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싱가포르의 ‘캐피탈랜드’와 같은 부동산 인베스터로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