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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문주현 MDM그룹 회장 - 도시를 변화시키는 마법사이자 1세대 디벨로퍼

2024-05-22

 

문주현 MDM그룹 회장. 


[CEONEWS=조성일 기자]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CEO가 있다. 트럼프는 미국 이익을 우선하는 정치인이기에 앞서 성공한 ‘디벨로퍼(developer)’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디벨로퍼’를 우리말로 옮기면 ‘부동산개발업자’쯤 될 거 같은데, 이 낱말의 행간은 ‘투기’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품고 있다. 하지만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사람이 누구인가. 디벨로퍼였던 트럼프 아니던가. 이 사실에서 우리의 부정적 고정관념은 무너진다. 황량한 땅에 가치 창조를 위한 상상력을 더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마법사, 디벨로퍼. 땅을 맛있게 요리한다고 해서 이들을 ‘토지 셰프’라고도 부른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1세대 디벨로퍼인 MDM그룹 문주현 회장의 선구자적 역할이 돋보인다. MDM그룹은 올해 자산 총액이 7조 원을 넘으면서 재계 순위 63위로 뛰어올랐다. 4년 연속 디벨로퍼 최선두를 달리는 MDM그룹은 2021년에 디벨로퍼로는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진입하기도 했다. 해운대 ‘대우월드마크센텀’을 비롯하여 전국 수많은 곳에 랜드마크를 세운 문주현 회장을 탐구한다.

 


직원 자녀 19세까지 출산장려금 지급하다
 

 

문주현 MDM그룹 회장
 

MDM그룹 문주현 회장에 대한 본격 탐구에 앞서 이 얘기부터 해야겠다. 언뜻 보기에 작은 일일 수 있지만 그 상징하는 함의가 그의 경영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다.

문주현 회장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소비자가 있어야 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람 나고 기업 난다는 말 아닌가. 결국 기업이나 나라의 흥망성쇠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일 터, 사람에게 투자하는 일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없다는 깨우침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민이 뭔가. 저출산 문제 아닌가. 자칫 미래 어느 시점에 사람(국민)이 없어 나라가 없어질 운명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결코 헛말이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 동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손발을 걷어붙여야 한다.

우선 그 원인부터 찾아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해서 여기저기서 저출산의 원인을 봇물처럼 쏟아놓곤 하는데, 아마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는 게 으뜸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서 문주현 MDM그룹 회장의 혜안이 돋보인다. 문 회장의 MDM그룹 역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요즘 텔레비전 뉴스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억’ 소리를 내지 않기에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주현 회장의 ‘출산장려금’ 정책은 이런 것과는 그 결이 다르다. 한꺼번에 왕창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MDM그룹은 2019년부터 이미 6년째 국내 15개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자녀 1명을 낳으면 매월 20만 원씩, 2명은 50만 원씩, 3명은 100만 원씩 열아홉 살까지 지원하고 있다. 연간 지원금이 1명은 240만 원, 2명은 600만 원, 3명은 1,200만 원 규모여서 실질적인 연봉 인상 효과를 누리는 한편 열아홉 살까지 합산하면 당연히 ‘억’ 소리를 내고도 남는다. 이 밖에도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학자금도 지급한다. 사실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기업들은 많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이 두 정책을 함께 시행하는 기업은 드물다.

아무튼 이 정책에서 문주현 회장의 경영철학이 한 번 인연을 맺은 직원과 오랫동안 함께 한다는 철학이 스며 있다. 시대를 앞서는 통찰력과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은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2022년 4월 입면 계획 국제현상설계 공모제안서 PT 가 화상 연결로 진행되고 있다. 




무협지로 키운 상상력으로 인생을 바꾸다 


자, 그럼 문주현 회장이 어떤 CEO인지 그 서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나름의 서사를 갖고 있다. 그 서사의 얼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클리셰 하다. 하지만 그렇고 그런 서사에서도 독자들의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서사 또한 있게 마련이다. 문주현 회장의 서사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나이 지긋한 세대는 누구나 그러했듯 문주현 회장의 어린 시절도 ‘고난’이란 낱말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이 배 열두 척을 숨겼다던 그 회진포에 탯줄을 묻은 문 회장은 중학교 졸업 후 가업인 농사와 바닷일을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한 번은 농약을 뿌리다 중독돼서 사흘 동안 물만 먹고 겨우 깨어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문주현 회장은 밤이면 무협지에 푹 빠져 지냈다고 한다. 낮의 고된 노동을 잊는 수단이기도 하고, 지루한 밤을 보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주현 회장은 무협지를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고, 상상력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그래서 그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광주에 있는 국비로 교육하는 직업훈련원(현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원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계과에 원서를 냈다. 인생을 바꿔야겠다는 절박함에 그는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그런데 그는 문득 아무리 잘되어봤자 ‘공장장’ 밖에 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그는 생각했다. 공장장이 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그는 또 한 번 인생의 판을 바꿔보리라 맘먹는다. 그래서 그는 스무 살에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3개월 만에 합격했다. 그러고 군대에 갔다.

그가 경희대 회계학과에 들어간 건 스물일곱 살 때였다. 그때 그는 야전잠바가 정장이었고, 율무차가 주식이었다고 한다. 누군가 자판기 커피를 사주면 그는 언제나 율무차를 골랐다. 약간의 곡물로 허기를 메워주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공부한 문주현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산실업에 들어간다. 거기서 문 회장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접하게 된다. 죽기 살기로 일했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서사. 서른한 살에 입사해 서른여섯 살에 이사와 상무가 됐다.
 

 
문주현 MDM그룹 회장.
 


사장 자리 마다하고 시련을 창업으로 극복하다


탄탄대로만 있을 걸로 보였던 문주현 회장의 앞에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IMF 외환위기로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던 거다. 당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무너졌던 시절이다. 문주현은 방황했다. 뭘 할까. 일찌감치 그의 능력을 알아본 대기업에서 후한 대접을 전제로 사장 자리까지 제안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외침이었다. “한 번 태어났는데, 너 잘났으면 직접 한번 해봐라.” 그는 화끈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창업이었다. 월세 20만 원짜리 10평 원룸 오피스텔을 얻었다. 회사 이름은 자기 성씨인 ‘문’의 영어 표기 ‘Moon’에다 ‘Development Marketing’를 합성하고, 그 이니셜만 따서 ‘MDM’이라 했다. 회사 이름에 자기 이름을 내건 건 트럼프의 예도 있었을 테고, 그만큼 목숨 걸고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었으리라.

그는 준비된 디벨로퍼였으나 맨손으로 창업해서 시드머니를 만들어야 했다. 잘할 수 있고 아이디어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분양 마케팅 시장을 개척했다. 그는 10년 동안 4만 세대를 분양하고 분양 매출액이 16조 원에 달할 만큼 큰 성과를 올렸다. 컨설팅 분양 매출액도 1조 1천억 원을 올릴 정도였다. 이 규모는 신도시 하나 만든 것과 맞먹는 규모란다. 분양 마케팅으로 종잣돈을 만든 문주현은 물을 만난 물고기마냥 맘껏 부동산개발에 나섰다.

2007년 부산 월드마크센텀을 비롯하여 판교, 송파, 광교, 수서, 마곡, 위례, 상암DMC, 삼송, 부천 중동, 동탄, 원흥… 등 내로라하는 부동산개발 현장엔 으레 그의 손길이 닿아있다. 또다시 16년 만에 연면적 140만 평, 분양 매출 22조 원을 달성하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벨로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목표를 ‘부동산종합금융그룹’으로 정한 문 회장은 2010년 또 한 번의 모험을 감행한다. 당시 공기업 민영화 1호 매물이었던 부동산금융사 한국자산신탁 인수에도 전격 나섰다. 인수 1년 만에 신규 수주 부분에서 업계 1위를 할 만큼 문주현 회장의 상황판단력과 경영 능력이 입증됐다.
 

MDM그룹이 개발한 해운대 월드마크 센텀.
 



디벨로퍼에게는 불황이 없다

나 혼자만 돈 벌겠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문주현 회장. 그는 디벨로퍼와 시공사, 분양계약자 모두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야만 사업은 성공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디벨로퍼라면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볼 줄 알아야 한다며 바둑 격언처럼 한 수를 넘어 두 수를 내다보라고 한다.

MDM그룹이 불황기에도 자산총액(2023년 말 7조 4,600억 원)을 불리는 걸 보면 문주현 회장의 나름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돋보인다.
 


MDM그룹은 MDM을 비롯하여 MDM플러스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과 한국자산신탁과 한국자산캐피탈, MDM자산운용 등 금융사 등 모두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명실상부한 ‘기업집단’으로 당당하게 군림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문 회장의 경영철학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리라.

요즘 부동산 개발 사업이 PF 시장의 경색으로 주춤하는 상황이지만 문주현 회장은 또 다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의 관심사가 머무는 곳은 바로 ‘편안하고 안락한 실버 생활’. 주거 패러다임이 1인 가구로 바뀌고, 또 고령사회가 되면서 실버타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제주도에서 혼자 일주일을 지냈었는데, 외로움 때문에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들이 오기 쉽고, 병원도 가까이 있는 도심이 외려 실버 시설이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실행하는 것이 그의 강점이듯 문주현 회장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시니어 주택과 오피스텔·의료·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의 복합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MDM그룹이 토지주택공사(LH)가 실시한 화성동탄2 ‘헬스케어 공모·상장 리츠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거다.
 

 


MDM그룹의 이 프로젝트의 주요 컨셉은 ‘3세대가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마을(랑데부, Rendez_Vous)’이다. 시니어 주택과 중·대형 평형 오피스텔을 함께 공급하고, 병원, 약국, 시니어케어센터, 양로시설(너싱홈), 문화시설, 보육시설 등이 결합한 복합주거단지로 개발해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사실 지금은 부동산 불황기이다. 그럼에도 문주현 회장이 적극 사업에 나서는 것은 “부동산시장에는 불황이 있어도 디벨로퍼의 세계에는 불황이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의 디벨로퍼 인생이 우리나라의 스카이라인을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 중앙회장을 지낸 바 있는 문주현 회장.


 

원문기사 : https://www.ceo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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