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문주현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금융ㆍ시공ㆍ설계와 교류 증대… 부동산 개발 시너지 높일 것”
한때 재계 30대 기업으로 손꼽히던 ‘나산실업’의 입사 7년만에 7번의 특진, 36세 임원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그다 1998년 금융위기로 회사가 해체된 당시 경쟁사의 러브콜을 뒤로한 채 5000만원의 자본으로 무모한 도전에 나선 그, 문주현(56) MDM 회장이다 MDM은 창업 15년 만에 국내 최대 디벨로퍼(개발업체)로 성장했고, 공기업이던 한국자산신탁 인수에, 캐피탈ㆍ장학재단 설립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문 회장은 한가지 의미있는 일을 도맡았다. 회원사의 요청에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직을 수락, 업계 환경개선과 공동 개발아이템 발굴 등 여러 시도에 나서고 있다
개발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데다, 단 한번의 실패에도 재기가 쉽지 않은 업계 환경을 어떻게 손질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지 문 회장을 만나 들었다... . .
/시행사 위주 협회 운영 탈피…다양한 업계에 문호 개방/
/불황은 또다른 ‘기회의 창’ 소비자 요구 변화에 주목/
-지난 5월 시행업계의 구심점인 부동산개발협회장에 취임했다.
“시행사를 이끌면서 부동산개발업계와 우리 경제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젠 그 기능을 해야할 때라고 판단해 회장직 요청을 받아들였다. 부동산개발사업은 금융과 상업, 문화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이끄는 개발사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유관업과 교류를 활성화해 나갈 수 있는데 중점을 두려 한다.”
-정춘보 신영 회장이 1ㆍ2대 회장을 지냈으니 사실상 두번째 회장이다. 앞으로 협회를 통해 어떻게 시장을 개선해 나가고 싶은지.
“우선 협회의 문호개방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금까지 협회는 개발사 위주로 운영됐는데 360개 회원사 중 실질적으로 활동한 곳은 50곳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발사 뿐만 아니라 개발에 참여하는 유관업계들 즉, 금융, 시공, 설계, 감리, 분양대행업까지 대폭 확대하려 한다. 시행과 관련한 다양한 업계가 모여 서로 깊이 교류하고,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려 한다.”
-협회를 통해 부동산 개발을 ‘인큐베이팅’할 계획이라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최근 협회 내에 부동산 개발 전문가들이 모여 개발사업 기획과 자금 조달, 설계·시공·분양, 신탁 관리 등 모든 분야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토지만 갖고 있는 지주나 개발사업 아이템은 있지만 전문성과 자금력이 부족해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기업, 기관 등을 지원토록 할 것이다. 또 사업이 어려움에 봉착,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디벨로퍼들을 대신해 개발사업을 대행하려 한다. 수수료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뒤 받도록 해 초기 전문인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사업자들이 부담없이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협회와 LH 등 공공기관이 서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도 마련했다고.
“LH와 같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미분양 용지 등 보유토지에 대해서도 시장 상황과 개발 환경을 고려해 협회와 개발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민간공공개발협력센터’도 설립, 운영에 들어갔다. 이 센터는 최근 LH와 TF팀을 구성했으며, 경기 부천시 등과 미분양 용지 설명회 및 현장시찰 등을 추진,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산학협동 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하는등 부동산산업의 선진화와 전문화에 힘쓰려 한다. 한양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최고 권위의 한양대 융합부동산대학원을 개설, 내년부터 부동산개발 전문가와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나설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와 국가발전에 필요한 효율적인 개선방안과 정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 국회 등 정부기관, 언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동종 시행사나 건설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시행업계는 부동산 불경기 속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또 다른 ‘기회의 창’일 수 있다고 본다. 이같은 시기에 소비자의 요구 변화를 주목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건설업계의 경우 고정관념을 탈피한 창의적인 디자인, 우수한 품질의 공급에 주력한다면 길이 있을 것이다. 시장이 작아진 만큼 차별화된 설계, 시공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시행업은 기초적인 주거공간 공급은 물론 금융과 업무, 상업, 문화 등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다양한 경제활동공간을 공급하는 주요 산업이라고 자부한다. 단순한 사적 영리사업을 넘어서 경제발전을 위해 중요한 중추산업인 만큼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미국, 일본의 경우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본다.”
<문주현 회장은>
1958년생 전남 장흥 출신이다. 1978년 검정고시를 거쳐 27세에 경희대 회계학과에 입학했으며 졸업 뒤 나산실업에 입사해 7번의 특진으로 7년만에 최연소 임원에 오르기도 했다. IMF인 1998년 MDM을 설립했으며, 2001년에는 사회공헌에 의지를 갖고 5억원으로 문주현 장학재단을 설립, 현재 1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으로 성장시켰다. 지금까지 1265명에게 15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2010년에는 공기업이던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 현재 업계 1위로 성장시켰으며, 2012년에는 KAIT캐피탈을 설립하는등 종합부동산그룹으로 도약을 이끌고 있다.
글=박우병기자 mjver@ · 사진=안윤수기자 ay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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