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매일경제] [CEO & CEO] 부동산개발협회장 맡은 문
2014-07-14[CEO & CEO] 부동산개발협회장 맡은 문주현 MDM 회장
"버려진 땅 랜드마크로…맨땅에 헤딩도 실력"
땅에 가치 불어넣어 도심 재창조 하고파…부동산시장 규제 너무 많아 답답한 노릇
"부동산 디벨로퍼의 원투스리는 로케이션, 즉 땅을 보는 눈이죠. 그리고 땅에 가치를 불어넣는 것, 가장 춥고 어려울 때 투자하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중요합니다."
지난 5월 한국부동산개발협회 3대 회장에 취임하며 디벨로퍼들의 대부로 우뚝 선 문주현 MDM 회장.
준비된 자에게 위기란 오히려 기회라는 말이 경영학 교과서에만 있지는 않을 게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몸담았던 나산그룹이 쓰러지면서 시작한 창업의 길. 서초동의 작은 오피스텔 방 한 칸에서 자본금 5000만원 분양대행업체로 출발한 MDM은 이제 부동산 디벨로퍼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분당 코오롱 트리폴리스, 서울 목동 현대 하이페리온, 서울 서초동 현대 슈퍼빌, 분당 파크뷰, 두산 파빌리온 등 그가 분양 대행을 맡은 사업들마다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그렇게 1000억원을 벌어 2007년 디벨로퍼로서 첫 시행 사업에 나선다.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 해운대 대우 월드마크 센텀에서 이른바 `대박`이 터졌다. 문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해운대 땅을 사들여 인근 아파트가 평당 900만원 하던 시절 1600만원짜리 최고급 주상복합을 분양했다"며 "계약금 4억원을 현금으로 싸들고 오는 고객들이 줄을 서면서 분양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당시 소회를 털어놓았다.
2011년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142가구), 2012년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350가구 오피스텔200실)`도 성공했다. 두 단지 모두 주인을 못 만난 땅이었지만 MDM 손을 거치면서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건설업체의 덕목이 원가 절감이라면 디벨로퍼에겐 가치 창조가 중요하다는 그의 소신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MDM은 이제 매출 3181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의 회사로 성장하면서 강남 테헤란로 대로변 20층 규모 본사 빌딩을 소유한 부동산 전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0년 공기업 민영화 1호 매물로 나온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 업계 1위로 탈바꿈시켜놨고, 지난해에는 자본금 400억원 규모 여신전문 금융업체인 카이트캐피털도 설립했다.
문 회장은 요즈음 꿈을 꾸고 있다. 정말 살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를 창조하는 것은 디벨로퍼가 꿀 수 있는 마지막 꿈이 아닐까. 한국에서 안 되면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라도. 그리고 롯폰기힐스, 미드타운 등 도심재생 사업으로 환골탈태한 일본 도쿄나 마리나베이 개발로 크게 바뀐 싱가포르처럼 낙후된 서울 도심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최고의 디벨로퍼로 우뚝 선 문 회장이 보는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떨까. 의외로 밝지 않았다.
그는 "현재 상태로 그냥 내버려둔다면 과거 잃어버린 10년의 질곡에 빠진 일본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부동산 투기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모든 규제를 다 푼다고 한들 시장이 돌아설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상황"이라고 직언했다.
그는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공급 부족으로 폭등하던 시대는 끝난 만큼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게 중요하다"며 "부작용이 생기면 그때 규제하면 되는데 정부가 계속 물꼬를 막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뚝심뿐만 아니라 기가 펄펄 살아 넘치는 사람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을 맡은 그는 시장조사, 기획설계, 사업 타당성 검토, 금융, 시공사 연결까지 원스톱 풀서비스를 회원사에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디벨로퍼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마련하고, 회원 문호를 개발ㆍ유통ㆍ설계ㆍ시공ㆍ감리 등 유관 업계로 넓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한양대와 연계해 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돈을 번 만큼 사회에 되돌리겠다고 한 어릴 적 다짐도 결실을 맺고 있다. 5억원으로 시작한 문주장학재단은 이미 100억원을 확보했다. 68개 대학, 1265명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다.
인터뷰 말미에 물었다. 지금 여기까지 온 게 운(運)일까, 실력(技)일까. 이 대목에서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운삼기칠(運三技七).
"운은 복권처럼 오지 않는다.그런 운은 한 번으로 끝나고 사라진다. 판교, 광교 분양 때도 직원들에게 말은 못했지만 최악의 카드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 판교, 광교 분양 때도 직원들에게 말은
못했지만 최악의 카드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고 경기 흐름이 바뀔 때마다 주변에선 팍팍 쓰러졌다. 추운 겨울을 온몸으로 버티며 치열
하게 노력한 사람에게만 길이 열리는 게 아닐까."
■ He is…
△1958년 전남 장흥 출생 △1978년 검정고시 합격 △1987년 경희대 회계학과 졸업 △1998년 MDM 창립 △2001년 재단법인 문주장학재단 설립 △2010년 한국자산신탁 인수 △2012년 KAIT캐피탈 창립 △2013년 서울탁구협회 회장 △2014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
[이근우 기자 / 진영태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