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MDM, '1조' 오피스빌딩·마트·호텔 '싹쓸이'
2019-09-20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MDM그룹이 이달들어 관광호텔을 비롯해 오피스빌딩과 대형마트에 이르기까지 알짜 자산매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해당 자산의 총 매입가격은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에선 디벨로퍼들이 개발부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 내 핵심 토지에 대한 매입 뿐만 아니라 운영을 통해 개발 적기를 기다릴 수 있는 자산매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MDM은 이달 10일 한강관광호텔 인수를 위한 잔급을 모두 납입하고 거래를 완료했다. 매매가격은 1850억원이었다. 최저입찰가로 제시됐던 14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수자금은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이번 딜의 매각 주관사는 씨비알이코리아(CBRE)와 코람코자산운용이 맡았다.
MDM그룹은 이밖에도 이달 들어 계열사를 통해 여의도 유수홀딩스 빌딩과 롯데마트 4개 점포 사재기에 나섰다. 여의도 유수홀딩스 빌딩 매각 주관사인 쿠시먼웨이크필드는 지난 6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엠디엠투자운용을 선정했다. 당시 인수후보자로 이화자산운용, KTB자산운용이 등장했지만 최종적으로 MDM그룹 품으로 돌아갔다.
유수홀딩스 빌딩은 유수홀딩스가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역 인근 오피스 빌딩이다. 연면적 약 4만9968㎡, 지하 4층~지상 20층 높이에 본관·별관·테라스원 3개동 규모다. 빌딩 인수가격은 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MDM그룹은 롯데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 4개 점포도 사들였다. 유경피에스지(PSG)자산운용이 운영하고 있는 유경PSG 1호펀드는 롯데마트 4개점(서울 도봉점, 용인 수지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최근 씨비알이(CBRE)코리아와 에비슨영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에 나섰다.
롯데마트 4개 점포에는 롯데그룹이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 롯데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MDM이 롯데마트 우선협상자로 확정된다. 인수가격은 5500억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롯데마트 수지점의 경우 직접 개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MDM 그룹이 인수한 자산을 합치면 총 9000억~1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조달능력도 상당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MDM 그룹의 광폭 행보에는 국내 디벨로퍼들의 개발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 지가가 높아진 데다가 정부 차원의 공급물량도 감소한 탓에 부동산 개발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는 개발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MDM은 오랫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서울 알짜부지를 사들이는 동시에 운영을 통해 수익확보가 가능한 오피스빌딩, 마트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경기 사이클이 회복될 시간을 번 셈이다.
MDM은 국내 최초 부동산종합그룹을 구축한 곳으로 부동산 디벨로퍼 시장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MDM을 주축으로 엠디엠플러스와 같은 개발 부문과 엠디엠투자운용,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용 등 금융 부문을 계열사로 갖추고 있다. 엠디엠플러스는 국토교통부가 개발서비스 부문 우수 부동산서비스사업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달 들어 거래가 이뤄진 것만 합쳐도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조달에 강점이 있는 디벨로퍼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다양한 자산을 인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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