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단독] 엠디엠, 서초동 옛 정보사부지 1조원에 사들여
2019-05-31엠디엠·신한은행·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 낙찰
서리풀공원 내 9만㎡ 부지에 35만㎡ 첨단오피스 조성
땅값만 1조, 사업비 2조3000억원 프로젝트
문주현 "강남 한복판 서리풀공원을 실리콘밸리처럼"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엠디엠그룹의 문주현 회장이 강남 마지막 금싸라기 대형필지로 꼽히는 서초동 옛 정보사령부 땅을 사들였다. 6년 전 공매로 나와 총 8번이나 유찰됐지만, 문 회장이 1조원 넘는 거액을 배팅해 공매에서 낙찰받았다.
엠디엠그룹은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꾸려 옛 정보사 부지에 대한 공매에 참여했고, 31일 오전 낙찰자로 최종 결정됐다. 국방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통해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옛 정보사 용지에 대한 공개경쟁입찰을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실시했다.
총 9만1597㎡에 달하는 이 땅은 감정평가액만 1조956억원에 이른다. 엠디엠 컨소시엄은 최저 임찰금액인 1조956억2400만원을 단독으로 써내 낙찰에 성공했다. 엠디엠그룹은 이 땅에 녹지를 상당부분 유지하면서, 대학 캠퍼스 같은 15층 이하의 첨단 오피스 타운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IT, 바이오, 금융 등 첨단산업과 스타트업이 들어와 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4차산업혁명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또 여기에는 청년창업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오피스(creative office) 개발도 이뤄진다.
옛 정보사 용지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대법원, 대검찰청 등 법조타운, 국립중앙도서관과 가깝고, 54만㎡ 규모 서리풀 공원에 둘러싸여 있어 `강남 속 숲세권 오피스` 최적 입지로 평가받는다. 또 이 땅은 4월 개통한 서리풀터널이 관통하고 있어 강남 테헤란로 비즈니스 특구와의 연결성이 높아져, 강남권 오피스시장이 확장하는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옛 정보사 부지는 테헤란로의 개발축상에 위치하는데다 서리풀공원이라는 천혜의 녹지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첨단산업의 업무타운으로 최적의 입지"라며 "서울 강남 한복판에 미국 실리콘밸리같은 미래 성장 엔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천연의 자연 공원 속에 친환경적인 오피스를 짓고 일하는 캠퍼스 스타일의 네이처 오피스 타운(nature office town)이 첨단산업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땅 면적이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GBC) 용지보다도 넓기 때문에 낮은 건물로 지어도 건물 연면적은 35만㎡가 넘는다. 2023년 준공 예정으로 총 사업비는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금싸라기 땅은 국방부가 정보사를 이전하면서 2013년부터 공개경쟁입찰에 붙여졌지만 그간 8번이나 유찰됐다. 서리풀 공원에 둘러싸여 있고, 법조타운과도 가까워 땅을 개발하는데 많은 제한이 있어서다.
국방부는 당초 정보사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계획했지만, 서초구가 2016년 서리풀지구단위계획구역을 고시하면서 뜻을 접었다. 2016년 2월에 나온 서울시보 제 3336호에 따르면 이 땅은 4층 이하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제1종일반주거지역 등 일반주거지역이나 서리풀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문화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아파트 등 주택은 지을 수 없고, 오피스나 공연전시장 같은 문화시설만 세울 수 있다. 엠디엠그룹이 금싸라기 땅에 흥행이 보증되는 아파트나 초고층 오피스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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