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 "나는 상상력으로 도시를 짓는 디벨로퍼… '콤팩트시티' 본격 개발"
2018-01-29부동산 개발·금융 '수직계열화'
건설사는 평균 5% 수익내지만
디벨로퍼는 아이디어로 가치 창출
지난해 전체 매출 1조1765억원
올해 사업비 규모만 2조원
수원 광교·고양 삼송 오피스텔 등
카페테리아·수영장·와인바 설계
'사람 냄새 나는 단지' 목표 개발
랜드마크인 '콤팩트시티' 만들 것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오는 3월께 선보일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내 오피스텔(1805실) 등 올해 주요 사업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주현 엠디엠(MDM)그룹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자 또는 업체)’다. 지난해 엠디엠그룹 전체 매출(추정)이 1조176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447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이 단순 계산해도 38.0%에 달한다. 주식시장에서 성장주로 평가받는 게임업체나 인터넷 업체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문 회장은 “디벨로퍼는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로 유형의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며 “디벨로퍼의 상상력이 소비자와 시장에서 소통하면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해진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엠디엠은 전국에서 5000여 가구를 내놓는다.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의 꿈은 국내에 랜드마크적인 콤팩트시티(초고층 압축도시)를 짓는 것이다. 그는 “직장 주거 호텔 문화 레저 등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미니도시를 지어 서울에 오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창립 20주년 맞았습니다.
“엠디엠은 1998년 4월 창업해 올해 20주년이 됐습니다. 이제 청년인 셈이죠. 원래 돈 없이 아이디어로 시작한 기업이다 보니까 시드머니(종잣돈)를 만들고 기반 닦는 데 10년 걸렸습니다. 2006년 부산 해운대에서 땅을 샀으니 실질적으로 개발사업을 시작한 지 딱 10년 됐네요. 진짜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왔습니다. 옆 볼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죠.”
▷부동산 종합금융회사를 지향하는데요.
“우리 회사는 기존 디벨로퍼와 구조가 좀 다릅니다. 크게 부동산 개발(시행) 부문과 신탁·캐피털·자산운용·리츠 등 금융 부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개발과 금융을 서로 수직계열화해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공은 빠져 있는데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있는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두뇌이고 몸체는 가볍게 유지하는 거죠. 해외에서도 우리 사업 구조를 보고 놀라워합니다. 지난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털(Gaw Capital)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 땅을 사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죠.”
(중략)
▷올해도 사업이 많습니다.
“올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오피스텔(1805실), 고양 삼송지구 오피스텔(1555실), 부산 민락동 광안리 주상복합(352가구), 경남 김해 내동 대한항공 사원주택 신축사업(820가구), 서울 화양동 동아자동차학원부지 개발사업(750가구) 등 5000여 가구를 공급합니다. 사업비 규모만 보면 2조원 정도입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는 카페테리아 수영장 농구장 와인바 사우나 헬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설치할 생각입니다. 하루 세끼를 저렴하게 해결하고 저녁에 와인을 갖고 와서 실비로 마실 수 있는 바(카페)도 넣을 겁니다. 단순하게 거주 공간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주거 문화를 파는 겁니다. 친구도 사귀고 취미도 즐기는 등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나는 단지’를 만드는 게 기본적인 콘셉트입니다. 고양 삼송 오피스텔은 분양하지 않고 자체 보유해 임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765억원, 4470억원 정도입니다. 건설사는 5%대 수익을 내지만 디벨로퍼는 상상력을 현실의 가치로 바꿀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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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직업도 디벨로퍼입니다(웃음). 제가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회장이 된 2014년 이후 회원사도 늘고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도 크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최고위 과정도 만들고 전문지식 교육도 강화했습니다. 정부도 지난해 부동산 개발·리츠 등 8개 분야를 부동산산업으로 묶었습니다. 직업적으로 볼 때 디벨로퍼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화가야 그리다 실수하면 다시 그리면 되지만 디벨로퍼는 도시 공간에 건물을 잘못 지으면 평생 스트레스받습니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눈과 감각, 디테일이 있어야 합니다. 설계·금융·시공·관리·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불러놓고 하모니를 내게 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디벨로퍼입니다.”
▷디벨로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습니까.
“우리나라에 랜드마크가 되는 콤팩트시티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곳에서 직장·주거·호텔·문화·레저 등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미니도시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니까 한곳에서 모든 것을 집약할 수 있을 겁니다. 외국인이 서울에 오면 꼭 들르고 그곳에서 근무하고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20년 전 전용 60㎡ 오피스텔에서 시작해 이만큼 일궜으니 불가능은 없죠. 회사에 좋은 인재들이 많으니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겁니다.”
■ 문주현 회장은
5000만원으로 원룸서 창업…20년만에 부동산금융社 키워
문주현 엠디엠(MDM)그룹 회장은 전남 장흥군에서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농사와 김·미역 양식을 배우며 자랐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검정고시를 보고 군대에 다녀온 뒤인 1983년 27세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늦은 시작을 노력으로 만회했다. 1987년 나산실업에 입사해 부동산 개발 업무를 맡았다. 입사 6년6개월간 일곱 번 특진을 거쳐 36세에 개발담당 최연소 임원이 됐다. 그는 “윗사람이 하나를 시키면 셋을 내보인다는 마음으로 일했다”며 “주어진 일을 놓고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 더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맨땅에서 잠재력을 찾아 부가가치를 내는 ‘디벨로퍼 마인드’도 이 과정에서 키웠다는 설명이다.
1998년 외환위기로 나산그룹이 부도났다. 스카우트 제안이 많았지만 이직 대신 창업을 택했다. 자본금 5000만원을 들고 서울 서초동의 33㎡짜리 원룸에서 엠디엠을 차렸다. 분양대행 사업에서 모은 돈으로 2006년 첫 개발사업지인 부산 해운대구 땅을 샀다. 엠디엠은 주상복합 ‘월드마크 센텀’을 시작으로 경기 분당·판교·광교 신도시, 고양 삼송지구, 서울 문정동 등에서 성공적인 개발사업을 벌였다. 엠디엠은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을 자회사로 둔 부동산금융 종합회사로 성장했다.
▷1958년 5월 전남 장흥 출생 ▷1978년 8월 대입검정고시 합격 ▷1987년 2월 경희대 회계학과 졸업 ▷1987년 2월 나산실업 입사 ▷1998년 4월 엠디엠 창업 ▷2001년 12월 문주장학재단 설립 ▷2002년 2월 엠디엠플러스 설립 ▷2010년 3월 한국자산신탁 인수 ▷2014년 3월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2016년 1월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 회장 ▷2017년 6월 한국부동산경제단체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