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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 문주현 MDM 회장, "편안하고 안락한 실버생활, 도심에서 만든다"

2017-05-26

[창간 28주년 특별인터뷰] 문주현 MDM 회장, "편안하고 안락한 실버생활, 도심에서 만든다"

 

 

 

▲문주현 MDM 회장.(사진=민원기 기자)


[대담=김덕조 부동산 부장, 기사 작성=신보훈 기자] 1세대 디벨로퍼, 디벨로퍼계 마이다스의 손, 디벨로퍼계의 살아있는 전설 등 문주현 MDM 회장에게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가 손을 대면 죽어있던 땅이 되살아나 개발 붐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문주현 회장은 국내 부동산개발 시장의 최전방이자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부동산 가격은 빠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오늘도 부동산 가치 창출을 위한 마에스트로를 자처하는 문주현 회장을 19일 강남 카이트 타워 MDM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났다.  


◇ 문주현, 인생의 판을 바꿨다  
 

▲문주현 회장(왼쪽)과 김덕조 부동산 부장.(사진=민원기 기자)


어릴 적 문주현 회장은 가난했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나올 수 없었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갔다. 회계학을 전공한 이후 경리과와 기획실에서 일 했지만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으며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기는 싫었다.

"나는 흙수저다. 돈이 없어서 고등학교도 안 나왔다. 하지만 남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디어를 내고, 잘 하면 매출이 나오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나는 회계학과를 나왔지만 내가 일 하는 만큼 매출로 연결되는 영업과 마케팅을 하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장의 테스트를 받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문 회장은 그렇게 판을 바꿨다. 자신의 전공과는 상관없는 업무였지만 마음이 가는대로 몸을 맡겼다. 인생도 크게 판을 짰다. 한 분야에서 10년 열심히 일 하면 강남에서 1인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강남의 1인자는 서울의 1인자이고, 서울의 1인자는 대한민국의 1인자라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일에 몰두했다.

"성공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꼭 돈을 많이 번다는 것 보다는 이 땅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존재감을 갖고 싶었고,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인생의 판을 다섯 번 정도는 바꾼 것 같다. 절대적으로 성공하려면 한 개 한 개 프로젝트를 성공해야 했고, 그런 간절함이 있다 보니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불철주야 일만 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져서 1년간 시골에서 요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을 할 때 돈 때문에 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 감사하고, 하나님에 감사해 왔다." 


◇ 지금, ‘도심 속 실버’를 그리는 중
 

주거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소형주택이 늘어나고, 대형 평수는 부담이 되고 있다. 고령화의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가구를 수용하기 위한 실버타운의 역할 또한 중요해지는 중이다.  

문주현 회장은 이제 ‘도심 속 실버’를 상상하고 있다. 노인들이 거주하는 실버타운은 도심 외곽 지역으로 형성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이는 편견이라고 강조한다. 은퇴 뒤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도심의 생활 인프라를 필요로 하고, 이 때문에 도시는 압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번은 제주도에서 혼자 일주일을 지내봤는데, 나부터도 외로움을 느껴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나이가 들면 도심 밖으로 나갈 것 같지만 절대적으로 그렇지 않다. 도심은 전철이 공짜고,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다. 손자가 보고 싶은데 시골로는 찾아오지 않으니 도시에 머물고 싶어 한다. 실버도 고독하게 놔두면 안 된다. 산 속에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하고 안락한 도심의 실버를 원할 것이다. 결국 도시는 앞으로도 압축될 수밖에 없고, 가격 또한 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은 떨어지지 않는다."  

문 회장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봄에 있어 갖는 확신이기도 하다. 일시적인 변동이나 지역별 양극화를 발생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은 빠지지 않는 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부동산이 빠질 거다?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지만 절대 안 빠진다. 부동산은 우리 삶의 근본이다. 집뿐만 아니라 농토도 부동산이고, 공장도, 도로도, 사무실도 다 부동산이다. 인생이든 시장이든 전체적으로 큰 숲을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고, 그 속에서 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도시로 밀려올 수밖에 없다. 도시의 땅은 정해져 있으니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도심 속 실버’를 강조하는 그는 팽창이 아닌 압축을 이야기한다. 토지의 가치를 높이는 디벨로퍼로서 시장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데, 도심 재생은 수평이 아니라 수직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요즘 일본이 잘 나가는 이유는 도심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옆으로 펼쳐서는 안된다. 압축해야 한다. 주거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디벨로퍼는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시장을 읽는 것뿐이다. 기사거리가 있으면 뉴스가 그것을 따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시 재생의 흐름은 무조건 부수는 것이 아니다. 보존할 때는 보존하고, 낙후되고 엉망인 곳은 새롭게 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선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포스트 문주현’을 양성한다  

▲문주현 MDM 회장. (사진=민원기 기자)


문주현 회장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느끼는 것은 그를 향한 직원들의 신뢰이다. MDM, 한국자산신탁,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등 많은 직원들이 문 회장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저는 원칙과 기준을 중요시 한다. 사람을 만나더라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적인 업무는 공적 업무로 처리하고, 기업의 업무는 그에 맞게 처리해야지 사적인 감정이 들어서면 원칙이 무너진다. 또한, 리더로서 열심히 한 사람에 대한 보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격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불의를 보거나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단호하다. 리더는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모범이 돼야 한다." 

엠디엠은 최근 미국계 디벨로퍼 김재찬 전무를 영입했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문주현 회장은 타 기업의 실패를 귀감 삼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후진국에 가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손해를 많이 봤다. 중국만 봐도 다 막아버리지 않나. 후진국은 컨트리 리스크가 많다. 그래서 한 방향으로는 선진국으로 가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후진국 보다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 자본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다. 외자가 들어와 개발해야 할 땅이 많다. 이 두가지 측면을 놓고 스터디를 하고 있다." 

문주현 회장은 어느덧 60대에 접어들었다. 자신의 젊음을 바친 부동산 개발이라는 시장에서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차 줄어들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디벨로퍼가 한 사업을 진행하면 3~6년이 걸린다. 이제 나도 많아 봐야 2~3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끝이다. 결국은 내 후배들이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10년, 20년 전 내가 이 위치에 와 있을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미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끝없이 도전을 하면 지금의 몇 배가 될지 모른다. 앞으로도 예민하게 시장을 보고, 자금을 축적해 대한민국에서 모범이 되는 그룹을 만들고 싶다. 후배들을 열심히 훈련 시키면서, 앞으로는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만 뽑으려고 한다. 


[프로필] 문주현 MDM 회장 

1958년 전남 장흥 출생. 검정고시 통과 이후 경희대 회계학과 입학. 1987년 나산그룹 입사. 1998년 MDM 설립(現 회장). 제3,4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문주장학재단 이사장. 한국자산신탁 회장. 한국자산캐피탈 회장. 한국자산에셋운용 회장.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장. 한국기원 이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창조도시부동산융합최고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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