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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매경 CEO특강] 문주현 엠디엠 회장 / 이화여대서 강연

2017-04-12

[매경 CEO특강] 문주현 엠디엠 회장 / 이화여대서 강연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


"인생에선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가장 중요합니다. 늦게 가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결국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동산 개발회사 엠디엠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디벨로퍼로 꼽힌다. 이 회사를 이끄는 문주현 회장은 부동산 업계에선 신화적 인물이다. 1998년 창업한 엠디엠은 현재 부동산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 여신금융사인 한국자산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자산 규모 1조원의 종합 부동산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문 회장은 본인을 '스타트가 늦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면 인생을 많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며 "20대의 '문주현'은 오로지 맨주먹밖에 없는 청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 회장의 인생은 험난했다. 전남 장흥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매일 바닷가에서 매생이를 캐고 양식한 김과 미역을 밤새 씻어 새벽시장에 짊어지고 나가 팔아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연히 고등학교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농부가 되기 싫어 찾아간 도시의 직업훈련원에선 하루 12시간씩 일하다 쇳물이 튀어 온몸에 쇳독이 오르기도 했다. 문 회장은 "이대로는 30년 뒤에도 공장을 벗어나지 못 할 것 같다는 절박함에 대학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27세에 경희대 회계학과에 들어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 문 회장은 서른이 넘어서 나산그룹에 입사했다. 당시 나산그룹에 입사해 부동산 개발사업을 주도했고, 입사 6년 만에 임원으로 발탁돼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회사가 부도나고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하지만 그의 이력은 이 시점부터 오히려 더 빛이 난다. 그는 대기업들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이듬해 서울 서초동에 있는 33㎡짜리 원룸에 분양 대행 업체를 차렸다. 수중에 있던 5000만원이 전부였다. 그가 가진 건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뿐이었다.

"성공에 대한 '간절함'과 스스로 뭐든지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는 '오기'로 세상을 살아가세요. 그러면 시간은 늦더라도 성공의 길이 열릴 겁니다." 문 회장은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며 "어려운 집안 형편, '빽' 하나 찾아보기 힘든 환경을 탓하며 살기보다 반드시 극복할 '콤플렉스'로 여기라"고 당부했다.

그는 "생각의 틀을 깨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회장은 '자신의 전략을 갖지 못하면 남이 짜놓은 전략의 일부가 된다'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며 "때로는 남들이 가는 길에서 내려올 용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벨로퍼 업계에선 엠디엠의 성장 과정을 '이미 만들어진 판을 깨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평가한다. 문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 푸르지오 월드마크센텀' 프로젝트(2007년)도 업계 최초로 건설사(시공사)의 지급보증 없이 시중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성사시킨 사업이다. 경쟁자도 디벨로퍼 업계에 한정되지 않았다.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할 때는 하나은행과 맞붙었고, 지금 회사가 있는 역삼동 카이트타워를 매입할 때는 삼성생명과 경쟁해 이겼다.

문 회장은 "판을 바꾸는 도전을 한 원동력은 간절함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성공을 했다면 사회로 돌려주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 회장은 창업 3년 만인 2001년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그때까지 번 회사 이익의 절반인 5억원을 쾌척했다. 직원들은 "회사를 더 이상 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회사는 계속 성장했고 재단 자본금도 200억원을 넘어섰다.

문 회장은 "여러분이 성공한다면 나만의 힘이 아니라 모두 사회가 나를 도와줘서 이룬 것"이라며 "사회에 부지런히 돌려줄 수 있는 마음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기사본문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9&aid=0003922504&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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