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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문주현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활력잃은 테헤란로 리모델링특구 돼야"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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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는 한국의 중동 진출이 한창이던 1977년에 이란의 수도 테헤란시장의 서울 방문을 기념하며 이름이 지어진 거리다.

도로 길이가 4㎞에 불과하지만 테헤란로는 1995년부터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의 산실이 됐고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특구로 발전했다. 기업들이 모여들고 인재가 넘쳐나고 새로운 기업들이 이곳에서 탄생하고 흥망을 거듭하면서 테헤란로에는 지난 20년간 활력이 넘쳐났다.

하지만 테헤란로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벤처와 국제금융, 글로벌기업 허브로 발전하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더 이상 변화 없이 답보 상태에 빠진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높은 지가, 업무환경의 악화, 경쟁도시 발전 등으로 핵심 기업들이 테헤란로를 빠져나가면서 퇴보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테헤란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빠진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 필자는 과거와 다르게 급변하는 경제활동과 사회적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도시 개발이 이루어지 못한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테헤란로는 도로를 따라 선형적인 도시발전이 이루어지다 보니 도시 기능의 분산이 어렵고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필연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업무빌딩 중심으로 이뤄져 야간에는 도심공동화가 되고 활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적막한 도시로 바뀌고, 밤이면 이면도로에 식당, 술집, 유흥업소만 불야성을 이루며 내세워 자랑할 만한 야간 경관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다 보니 테헤란로는 볼거리, 즐길거리,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미건조한 가로 경관뿐이라 사람이 일하고 머물고 걷고 생활하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이제 테헤란로도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와 같이 주거와 상업, 업무와 문화시설이 결합된 콤팩트 개발을 통해 다시 한번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 지역 용적률과 높이제한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또한 광역 중심에 걸맞게 도로를 따라 선(線)으로 설정된 테헤란로변 공간체계를 역세권 중심의 면적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테헤란로 이면부는 통합 정비해 문화와 휴식이 있는 매력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고 다양한 도시활동과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노후 건축물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친환경적이면서 보다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극적인 정비사업을 위해 테헤란로 일대를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적률 완화와 세제혜택 등의 재생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도시개발 트렌드인 복합개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도심 공동화를 해결하고 업무, 문화, 주거, 여가 등 다양한 기능이 한데 어울려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발전하는 형태의 개발을 꾀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거점지역의 대규모 복합개발을 통한 테헤란로 주변지역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중교통체계와 보행 환경을 새롭게 탈바꿈한 '사람중심 지구'로 개발해야 한다.
특히 지상과 지하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입체적 교통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2호선을 비롯한 환승역세권을 중심으로 지하공간을 연계 개발하고 지상부는 모노레일 등 새로운 교통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해볼 만하다.

테헤란로 개발에는 단순한 도심 재생 차원을 넘어 새롭게 도시를 만든다는 도심 '창생(創生)'의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 중심의 도시 정책과 실현 가능성이 낮은 도시개발 전략보다는 민간의 창의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고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골탈태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별취재팀 = 이한나 차장(팀장) / 김기정 기자 / 손동우 기자 / 문지웅 기자 / 김태성 기자 / 임영신 기자 / 신수현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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